PCB 설계자, MCU를 공부하다.
전자과를 졸업했다면 8비트 MCU 하나쯤은 다룰 수 있지 않나 하겠지만,
나는 MCU를 다룰 줄 몰랐다.
2년제 대학을 다니며 C언어 조차 버거워 버벅거렸다.
회로이론, 반도체공학, 전자기학 등 이론공부 하기에도 2년은 부족한 듯 했다.
그리고 졸업 전 잡게 된 목표가 PCB 설계였기에 여기에 에너지를 더 쏟았던 것 같다.
첫 회사에서는 PCB 설계를 익숙하게 다루기 위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또 검색해서
부품 배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비아 사이즈, 패드 크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배선 폭과 이격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층 수는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등등 나의 선생님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주신 관련 업계 사람들이었다.
더불어 납땜, 테스트, 생산, 수리 등 여러가지 일들을 함께 하며 일에 적응해 갔다.
두번째 회사에서는 PCB 설계만 하게 되었다.
첫번째 회사에서 익힌 하드웨어 노하우들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보드들을 접하게 되어서 설계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PCB 설계를 하면서도 MCU 프로그래밍을 나 스스로 늘 관심 안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세번째 직장인 이 회사를 다닌지 얼마 안돼서 개인적으로 MCU 프로그래밍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회사 내 업무는 PCB 설계이고 그 다음으로 납땜이다.
회로설계나 프로그래밍은 담당업무가 아니었다.
MCU 프로그래밍은 개인적으로 공부한 부분이다.
8비트 MCU인 8051 마이컴(예전엔 MCU를 마이컴이라고 불렀다) 책을 사고
저렴한 Kit를 사서 동작시켜보기로 했다.
근데 나는 어셈블리어를 먼저 시작했다. 왜 그랬는지..
어셈블리어를 먼저 해봐야 MCU에 대해 잘 알거라 생각했던 건지 암튼 어셈블리어 공부를 시작했다.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다.
책을 보고 보고 보고 또 보고 보고 보고 또 봐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게 많았지만
하나씩 코딩을 하고 동작 시켜 가며
결국, 어셈블리어로 LED 제어와 온습도센서 동작까지 시켜 보았다.
어셈블리어를 공부하며 느낀 건 레지스터를 잘 건들고 값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MCU라는 벽이 너무 두껍고 높게 느껴졌지만 하나씩 익혀가니까 그 벽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MCU를 C언어로 컨트롤 하는 공부를 시작했다.
여전히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셈블리어보다는 C언어 코딩이 훨씬 수월했다.
MCU는 과거 인기있던 AVR ATMEGA128을 사용했다.
레지스터는 여전히 잘 건들어줘야 했지만 그 양은 훨씬 줄어들었고
C언어 코딩을 통해 C언어의 편리함을 맛본 것 같다.
회사생활을 하며 독학으로 여기까지 8비트 MCU를 익히는 데 무려 5년의 시간이 걸렸다.
MCU 구조, 특징 같은 것들과 레지스터들의 기능들을 익히는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그리고 어셈블리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 시간은 더 길어졌다.
MCU 프로그래밍은 코드를 작성하여 하드웨어를 동작시키는 내적인 디자인이다.
반면에 PCB 설계는 하드웨어를 동작시키기 위해 형상을 만드는 외적인 디자인이다.
내적인 디자인과 외적인 디자인, 이러한 차이 때문에 PCB 설계자인 나는 MCU 프로그래밍에 대해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주된 일이 아니라면 그 기술을 발전시키기가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만 발전시킬 수 있다.
회사일을 하며 가끔씩 코딩을 해보았지만 주 업무가 아니기에 실력을 그리 늘진 않았다.
한참 뒤에 아두이노를 접해보고 그나마 쉽게 MCU 컨트롤을 해보았다.
실무에도 적용할 기회가 있어서 한번 적용해 본적이 있다.
MCU 프로그래밍을 통해 하드웨어를 컨트롤 해보는 것은 재미있다.
그래도 가장 오랫동안 해온 PCB 설계가 익숙하고 잘하다보니 프로그래밍 쪽으로 더 깊게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가지를 다 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잘 맞는 걸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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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마태복음7:21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고 최선이 아니다.
최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것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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